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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네테스 - 헤매는 사람

지금까지 우주를 무대로하는 작품은 많이 봐왔습니다만, 이처럼 현실적인 모습의 우주를 그려낸 작품은 처음이었습니다. 정말로 앞으로 수십년 후에 인류가 우주로 진출한다면, 이 작품에서 그려지고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닐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기분도 듭니다. 여기서는 우주에 대해서 그리 긍정적인 시선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과연 우리 인류는 우주를 개발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그저 우주를 오염시키고 있는 걸까요?
이 작품에서 주요한 소재는 우주 쓰레기 - 데브리입니다. 수명이 다된 인공위성, 셔틀이 분리한 탱크, 스테이션 건조시에 생겨난 폐기물 등, 본격적인 우주 개발이 시작되면서 그와함께 우주를 떠도는 쓰레기도 증가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그것이 우주에 인출한 인간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었고, 따래서 월활한 우주개발을 위해서 우주 쓰레기를 회수할 데브리 팀이 구성되었다라는 설정이 인상적입니다.
이걸보면 어째 지구에서의 환경오염 문제가 우주로까지 확장되었다라는 느낌이 듭니다. 개발을 하도보니 불가피하게 쓰레기가 발생했다... 그런데 그 쓰레기가 다시 개발을 방해한다. 그래서 그 쓰레기를 수거한다. 그리고 다시 개발한다. 또 쓰레기가 발생한다. 그러면 또 줍는다...

본 작품의 주인공들은 바로 이런 악순환 속에서 묵묵히 스페이스 데브리를 회수하는 - 말하자면 우주시대의 청소부들입니다.
하지만 그들도 어엿한 우주 비행사들이고, 우주 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그러면서 위험도가 높은 일을 하고 있음에도... 주위에서는 우주에 나가서 쓰레기나 줍는 청소부라는 인식, 회사에서는 별 수익도 못내는 자원봉사나 다름없는 일을 하는 별 도움안되는 부서로 취급받고... 그야말로 우주시대의 3D업종이 따로 없습니다.
그들이 데브리를 주우면서 느껴온 우주는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인간들이, 아니 선진국의 기업들이 우주 개발을 명목으로 벌이는 것들, 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추악한 단면들을 그들은 데브리를 통해서 보아왔던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우주 개발이 과연 전 인류의 바램인가?" 라는 의문을 던져주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이 작품에서는 확실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주 개발로 이익을 보는 것은 일부 선진국들 뿐이다." 라고...

우주로 나갈 수 있는 것은 그만큼의 기술력을 가진 일부 국가들 뿐입니다. 그리고 우주 개발에서 얻어진 이익 역시 일부 선진국들이 독점하게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 작품에서는 전면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지구에서는 가난과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들에게는 우주 개발의 참여할 수 있는 기회조차도 주어지지 못하고, 또한 선진국들의 우주 개발에게서는 아무 도움도, 혜택도 받지 못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러한 현실에 반발해여 우주에서 테러를 일으키는 이들도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말하는 우주 개발은 인류 전체를 위한 자원봉사 같은 게 아니라, 그저 철저하게 이익과 이해관계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사업일 뿐이라는 듯한 느낌이어서 조금 씁쓸한 기분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야기 내에서 문제를 제시하고는 있지만 그에 대한 대안이나 해결책이나 이래야 한다라는 주장이 드러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보여줄 뿐이죠. 작품 속에서의 주인공들은 그런 부조리를 바꾸고 개혁할 만한 어떤 힘도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것은 이 작품의 직접적인 주제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실제 작품의 전체 분위기는 제가 지금까지 서술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상당히 밝습니다. 초반에는 거의 코믹한 분위기로 나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지금까지 말한 우주 개발에서의 어두운 면들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을 뿐입니다. 물론 후반에는 상당히 진지해 집니다만... 결국 이 작품에서는 우주에서 자신들의 꿈을 찾아가는 주인공들을 그리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저는 이 이야기가 끝까지 쓰레기 청소부원들의 이야기로 나갔으면 했습니다. 중반 이후에 목성 탐사 계획이 나오면서 갑작스레 스케일이 커져버렸다는 느낌이 들고, 전달하려는 메시지도 많이 무거워져 버린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실컷 심각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다가 이도저도 아니게 좀 허무하게 마무리가 되어버린 듯한 느낌이 없지않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론 청소부원들의 입장에서 소박한 이야기들을 담아낸 초반의 분위기가 더 마음에 듭니다.
뭐, 이래저래 복잡하게 얘기를 했습니다만, 저는 이 작품을 매우 만족스럽게 봤습니다. 최종화에서는 조금 감동도 했지요. 인간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잔혹하고 무섭기도한 현실적인 우주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적절하게 섞여들어간 휴머니즘적인(?) 메시지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느낌이 좋은 작품을 만났습니다.


※ 이미지 출처 : プラネテス © 幸村誠・講談社/サンライズ・BV・NEP21

by 시즈하 | 2006/09/15 14:39 | 감상 기록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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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eachel at 2006/09/15 14:53
저도 꽤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다만 원작의 퀼리티도 상당히 높지만. 내용은 굉장히 뒤죽박죽이라서 정신없었달까요. 애니는 그런 원작을 적절하게 정리해놓은 듯한 느낌이어서 좋았어요.
Commented by kykisk at 2006/09/15 15:05
음악부터 상당히 맘에드는작품이었죠..
마지막이 조금 아쉽긴했어도말이죠...
Commented by 허브 at 2006/09/15 18:26
우주를 좋아하는 저로서도 굉장히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만화책으로도 제대로 정발되어 나왔으니 그쪽으로도 한번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Commented by kebie at 2006/09/15 22:46
처음 몇화까지는 특별한 주제없이 평범한 일상을 내용을 다룬 그저그런 애니로 생각되었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부터는 데브리과 사람들의 일상 속의 인간미와 따뜻함에 끌렸던 애니였던 것 같습니다. 은근히 명대사들도 꽤 있었죠... :)
Commented by 바이올렛♪ at 2006/09/16 23:54
괜찮을 것 같은 작품이군요!
/ 이글루스 피플에서 뵙고 와봤습니다. 'ㄷ'
Commented by 시즈하 at 2006/09/17 09:04
방문 감사합니다 ^^ >> 바이올렛♪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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